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영혼기병 라젠카 (문단 편집) === 제작진의 무능과 아마추어리즘 === 방송이 종료된 뒤 공개된 제작진의 제작 비화에서 '''제작진의 능력 부족을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의 탓으로 돌리는 바람'''에, [[네티즌]] 사이에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은 틀렸다는 식의 루머를 각인시키는 등, 파렴치한 짓을 벌여버렸다. 따라서 리젠카는 상업적으로도, 업계인으로서의 '''기본적인 프로 마인드도 글러먹었단 평가를 받는다.''' 아래에 소개될 제작 비화는 1998년 출간된 '[[http://naver.me/GVSCRjj2|한국 애니메이션은 없다]]'에 수록된 글이다. 그리고 동 시대 [[뉴타입]] 잡지에도 수록된 적 있는 글이다.[* 다만 당시 이 책자도 문제가 있던 게 한국 애니가 이래서 문제다 비난하면서 [[수박 겉핥기|정작 작품도 안본 채 대충 비디오 표지를 보고]] 1978년 한국 애니인 손오공과 별들의 전쟁에서 [[SF 서유기 스타징거]]의 요소들을 도배한 것만 이야기하며 애니 자체가 스타징거를 표절했다는 엉터리 정보를 썼다. 이래서 한국 애니는 안된다 뭐다 폄하했지만 정작 손오공과 별들의 전쟁은 스타징거와 연관이 없었다. 문제는 포스터에서 조고가 탄 비행선을 멋대로 그려 넣은 데다 여러 일본 애니 옷차림을 표절한 게 문제지만 정작 애니 자체에서는 이런 표절 사례는 전혀 없었다. 포스터가 문제이긴 해도 애니 자체가 표절이라는 건 터무니없는 음해였다. 애니를 확인도 안하고 기사를 쓴 것이다. 자세한 것은 [[서유기]] 항목을 참고할 것.] 대본 형식인 이유는 애초에 이 책의 공저자이자 해당 글을 쓴 사람이 이 작품의 각본가인 '김호진' 시나리오 라이터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아래에 쓰인 이야기는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가 아니고''' 그냥 재구성 형식으로 만들어진 '대본'일 뿐이다. ||<96년 초> #기획실 테이블을 중심으로 모여 앉은 staff들. staff 1: 타깃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요? staff 2: SF애니메이션이라면 13세 미만이 정설이죠. staff 3: 이번엔 뒤집어 봅시다. 타깃의 연령도 올리고 캐릭터에도 파격적인 성격을 부여하는 겁니다. staff 2: 모험이군,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요? staff 1: 주제는? staff 3: 당연히 [[휴머니즘]]이죠. staff 4: (혼자 중얼거린다.)...진부함을 죄악시하는 분위기군. <96년 봄> #1. 접선 장소(역삼동의 R커피숍) 분주한 커피숍 구석자리에 마주앉은 L과 K두 사람. L: (빨대로 콜라잔을 저으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습니다. K: 좋은 소식은 뭐죠? L: 대단한 스폰서가 투자에 참여하기로 했어요. K: 나쁜 소식은? L: 그 스폰서가 [[손오공(기업)|장난감 회사]]라는 겁니다. K: (떨리는 손으로 커피 잔을 집어 든다.)...지금까지의 작업을 다 뒤엎으라는 이야기군. L: 거대 로봇이 등장해야 합니다. 하나도 아니고 셋입니다. K: ...(말없이 머리를 쥐어뜯는다.) #2. 기획실 예외 없이 담배를 피우고 있는 staff들. staff 1: 로봇이 매회 등장해서 전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staff 2: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 staff 3: 다른 방법도 있을 겁니다. staff 4: (독백.)...진부함으로 회귀(回歸)하는 분위기군. <96년 봄> #1. Y프로덕션 건물 복도. 종이컵을 손에 든 체 얼어붙은 두 사람. 직원1: 방금 우리 앞을 지나간 게 뭐지? 직원2: (몸서리치며) 글쎄... 유령이 아니었을까?? 빠른 속도로 90도 PAN. 비척이며 걸어가는 K의 뒷모습. 천천히 C.U하면 K의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K: 한계야... 애니메이션은 정말 어려워... #2. 기획실. 자욱한 담배연기 속의 실루엣들. 피로 탓인지 카랑카랑한 목소리들이 튀어나온다. 소리: 바꿉시다! 소리: 난 못 바꿔. 당신이 바꿔!! 소리: 내가 왜 바꿔!! 소리: 지... 진정들 하시죠... <96년 가을> #강남의 맥주집. 취한 듯 눈동자가 다소 풀려 있는 K와 L. L: 슬슬 지치기 시작합니다. K: 면역(免疫)세균이 부족해서 그래요. L: 우리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죠? K: 시체로 강을 매워 다리를 만드는 작업이죠. 언젠가 그 다리를 딛고 달려갈 한국 애니의 본진(本陣)을 위해. <97년 봄> #Y프로덕션. E-전화벨 소리 K: (수화기를 집어 들며) 어떻게 됐어요? L: (소리) 잘 됐어요. 결국 [[신해철|그]]가 음악을 맡기로 했어요. K: 의외군. 이유가 뭐래요? L: 주인공 성격이 더러운 게 맘에 들었다는군요. K: ... <97년 가을> #강남의 소주집 상당한 양의 소주병이 서 있는 테이블. 어지럽게 흩어진 안주. Z.O 하면 어께를 늘어뜨린 체 앉아 있는 세 사람(K, L, A). 침통한 분위기. K: 5시 10분이라고? A: 5시 10분이라... L: 5시 10분... 잠시 움직임 없이 앉아있는 세 사람. 갑자기 발작적으로 술을 따라 마시는 K. K: 젠장, 5시 10분이란 말이지... A: (K의 술병을 빼앗아 자기 잔에 부으며) 유치원 아이들은 볼 수 있겠군. L: 4차 가죠. [*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는 투자금을 거액으로 받아놓고 회식과 유흥에 흥청망청 써버리는 사례가 간혹 있었으며, 이현세 원작의 아마게돈 애니메이션 제작 때도 불거진 문제였다. 라젠카의 경우 애니가 다 완성되어 런칭되기 직전이니 회식을 거하게 할 수도 있단 것을 감안해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그럴지라도 제작진이 제대로 된 실무적 노력 없이 술만 빨아대며, 회의 때마다 신세한탄에 현실을 망각한 정신승리로 일관한다는 문제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A: 대한민국 만셉니다. 방송국 만세구요. K: 결국 20억 짜리 유아용 만화 잔치였군. L: 어쨌거나 모든 staff가 열심히 했어요. 그거면 된 거 아닌가요? K: (비틀거리며 일어난다.) 갑시다. A: (역시 비틀거리면서) 어디로? K: 강을 메우러. L: 시체가 되자는 말씀이군. 힘없이 술집을 나서는 세 사람. F.O || 이 제작비화가 공개되자 당시 수많은 이들이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을 비난하며 현실의 벽에 맞서 싸운 제작진을 옹호한 바 있다. 그러나 사실 이 대화에는 문제점이 매우 많다.[* 정녕 사실이라고 해도 대화 시작부터 문제점이 있다. 13세 미만 SF 애니에서 벗어나겠다고 고집한 주제에 스폰서를 설득 못한 것과, 그 뒤 아동용으로 타깃을 낮춘 시점에서의 결과물이 완성도가 우수하다고는 빈말로도 해주기 어렵다.] 단적으로 말해 라젠카는 OST 이외엔 어떤 성과도 의의도 없는 철저한 졸작이다. 그냥 못 만들었다는 이야기다. 이후 비판점에도 서술될 《영혼기병 라젠카》의 수많은 문제점은 환경 이전에 제작진의 역량 부족과 안이한 태도, 아마추어리즘이 1차적 원인이었다. 사실 국내 애니메이션 환경은 옛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시장 환경이 어려웠고, 아동용 애니 외엔 참고할 비교 사례가 많지 않고, 여전히 주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다. 하지만 제작진이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적었던 것 역시 사실이다. 애니메이션 사업은 만화와 달리 항상 정부를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큰 지원을 받아왔던 사업이다. 아예 맨땅에서 자본도 없이 헤딩해야 하는 다른 분야와는 처지가 달랐다는 것이다. 만화가건 소설가건 굶어가며 자기돈으로 버텨서 작품 내놓는 처지였는데, 라젠카 제작진이 속한 애니메이션 업계는 20억이나 되는 투자금을 얻어냈다. 20억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2020년대 기준으로 100억이 훌쩍 넘는 거액의 자금이었다고 봐야 한다. 다른 업계에 비하면 어려움이 있더라도 충분히 해볼만한 환경이었던 것이다. 거기에 상술된 제작비화에는 매니아용 애니를 지향했던 제작진들이 스폰서들에게 설득을 구하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을 했었는지에 대해선 서술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자신들의 실패를 방송국, 스폰서,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 탓으로 돌렸다. 사실상 내부총질을 제작진들이 해버린 셈. 이처럼 라젠카 제작진이 끝없이 남탓을 하고 본인들이 추구하는 '고급 애니' 제작에 지나치게 아집을 부리는 이유는 상술된 제작 비화에서 드러난 마인드에서 추측해 볼 수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추구하는 심오한 설정의 애니메이션 제작이 무슨 독립 운동이라도 되는 것마냥 절대적 당위성을 가진 무언가로 치부하고 있었다. 일본은 간지나는 공각기동대를 만드는데 한국은 한심한 아동용 애니나 만들고 있으니, 어떻게든 일본을 따라잡을 만한 심오한 주제의식의 대작을 만들어내야 하며 그건 한국 애니계가 반드시 이뤄내야할 과업이라는 식이다. [* 이러한 경향성은 그 당시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쿨타임 찼다 하면 덤벼들었던 수많은 청소년, 성인 지향 애니메이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예시를 들자면 [[아마게돈(애니메이션)]], [[건드레스]], 아크, 엘리시움, [[원더풀 데이즈]] 등이다. 특히 SF 대작의 비중이 유독 높은 편이며 실패 사례도 그쪽에 집중되어 있다. 비록 실패 사례가 거의 전부이긴 했으나 [[가이스터즈]] 처럼 아쉬운 가능성을 남긴 작품도 있으며 이런 시도로 축적된 경험이 이후 업계에 자양분이 된 점은 참작할 부분이 있다.] 제작 비화에 따르면 제작진은 자신들의 작업을 두고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의 혁명이 되어야 할 무언가이자 후세대가 보고 배울 뿌리가 되어야 한다며 지나치게 의미부여를 하고 있다. '시체로 강을 매워 한국 애니의 본진을 위한 다리를 만드는 작업'이라는 것이 본인들의 작업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이다. 물론 이러한 인식은 완전히 본인들만의 정신승리일 뿐인데, 일단 현 시대에는 그 누구도 지루하고 재미 없는 졸작인 라젠카에서 의미와 교훈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젠카 제작진의 마인드는 일종의 유아적 자의식 과잉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힘들다. 제대로 일을 하고 관계자를 설득해도 모자랄 시간에 쓸데없이 현실을 비장하게 받아들이고 허구한날 기존 기획이 망가졌다며 신세한탄만 하고 있다. 자신이 운명적 비극의 주인공인양 망상하는 중2병적 소영웅주의 그 자체였던 것이다. 크리에이터 자체가 중2병적 세계관을 벗어나지 못해 거창하게 무게만 잡는 재미없고 지루한 양반들이니 창작물이 멀쩡하게 나올 리가 없는 노릇이다. 라젠카 제작진의 현실 인식이란, '애들 만화나 만드는 한국 애니계는 진부해 빠졌다', '자신들은 한국 애니계를 뒤흔들 휴머니즘적이자 입체적인 SF 대작을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돈이나 대면 그만일 장난감 업자들이 애들용 저질 로봇물 제작을 강요하고 있으니 나라 잃은 김구 심정으로 한탄이 나온다'는 수준이다. 이런 정신나간 마인드로는 거액이 투자되고 온갖 관계자들과 방송국, 업체가 엮이는 상업 작품을 맡아 성공시키기가 힘들다. 라젠카 제작진에 비해 훨씬 재능이 뛰어나고 예술성과 개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박찬욱 감독도 항상 자기 작품의 상업성과 대중 접근성을 염려하고 제작자, 투자자와 의견을 조율하며 재미 전달에 신경을 쓴다. 심지어 가내수공업으로 앨범을 찍어 파는 인디 밴드도 라젠카 제작진보다는 객관적이고 냉철한 자기객관화를 통해 창작을 할 것이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괴이한 아집과 망상에 빠져 스폰서와 대중 그 누구도 요구하지 않았음에도 '심오한 메시지와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고급 애니 제작이 아니면 다 때려치고 싶다', '한심한 애들 만화는 만화도 아니다' 라는 식의 트롤링으로 일관하고 있다. 프로라면 자기가 원하지 않는 프로젝트를 맡더라도 최선의 성과를 내야 하고 정 자기가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 같으면 프로젝트를 내려놓아야 한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하고 싶은 기획을 스폰서 탓에 못하게 됐다고 한탄만 할 뿐이며 하기 싫은 작업을 억지로 맡은 티를 숨기지 않는다. 거기에 스폰서와 방송국이 요구한 사항에는 관심도 없이 본인들의 취향만 고집하며 은근슬쩍 기존 기획의 잔재를 남기기 위해 내부 다툼이나 벌이고 있다.[* 집단 창작에서 최악의 마인드다. 애초에 투자자를 명확하게 설득했어야 마땅한 일. 정작 스폰서 앞에서는 OK 했다가 뒤에서 은근슬쩍 작품 방향을 돌리려 하는 건 작품의 방향성을 엉망으로 만들고 제작환경에 혼란만 가져올 뿐이다. 결정적으로 사회인으로서 신용이 없고 비겁할 뿐더러 일종의 투자금 먹튀에 가까운 행위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이들은 스폰서를 설득할 능력은 없었던 주제에 작품의 기획이 변경되었음을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바뀐 현실 아래서 잘 되기 위한 노력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존 기획에 고집을 부리며 끝까지 매달리다 작품의 방향성을 이도 저도 아닌 엉망으로 만들었으며 변경된 기획의 아동 지향적 측면에는 매우 건성으로 임하며 퀄리티를 개판으로 추락시켰다. 게다가 그런 와중에 '어쨌거나 모든 staff가 열심히 했어요. 그거면 된 거 아닌가요?' 라는 너무나도 아마추어스러운 발언까지 남발하고 있다. 대규모 상업 작품의 제작진은 열심히 하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고 투자받은 만큼 수익을 내라고 있는 자리다. '열심히 했으니 아름답다' 는 식의 마인드는 초등학교 학예회에서나 겨우 통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마인드로는 협업과 소통 능력이 크게 요구되는 대규모 상업작품을 도저히 할 수 없다. 집단 창작물의 제작은 온전한 자기 예술을 하는 영역이 아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 고집하려면 혼자 소설을 써야지 남의 돈을 투자 받아선 안된다. 한 마디로 말해 일기장이나 써야 할 아마추어들이 자신들의 그릇에 비해 너무 중대한 책무를 맡았고, 또 허황된 목표를 추구했던 것이다.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라는 발언에서, 당시 제작진이 얼마나 편협한 시각으로 거대 로봇물을 접했는지가 드러난다. 거대로봇물이 아동의 전유물이라는 시각 자체는 일본, 한국을 막론하고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그 와중에 심도깊은 메시지를 삽입하며 주제의식을 키워주는''' 감독들은 정말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다. 대표적 사례가 마징가에서 등장하는 [[아수라 백작]]이다. 아수라 백작은 매번 마징가에게 져서 도망치고, 자기 편([[브로켄 백작]])도 까대는 등, 사고뭉치같은 포지션을 가지고 등장한다. 그럼에도 아수라 백작은 자기를 끝까지 믿어주고 보살펴 주던 [[닥터 헬]]에게 보은하고자 [[엘레판스 γ3|자살에 가까운 공격을 감행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지만 본인의 목숨을 버리며 마징가 팀에게 엄청난 타격을 주었고, 이에 상관인 헬 박사도 [[제트파이어 P1|아수라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다음화에서 복수전을 준비하는 전개가 나와]] 시청자들에게 큰 인상을 주었다. '''이게 1970년대에 나온 연출이다.''' 무적초인 점보트에 등장한 [[인간폭탄의 공포]]라는 유명한 사례도 있다. 작중 등장하는 적성세력인 [[가이조쿠]]는 지구인을 납치해 인간폭탄으로 개조하고, 그 지구인이 가정으로 돌아가면 폭발하게 만드는 작전을 시행한다. 흡사 사람이 아닌 [[바퀴벌레]]를 구제하는 듯한 악마적인 공격이었으며, 주인공의 주변인물조차 여기 휩쓸려 사망하는 지옥같은 전개를 보여준다. '''이것도 1970년대에 나온 연출이다.''' 마징가나 점보트나 앞서 거론한 연출 내용만 보면 '단순히 애들 보는 만화' 수준에서는 한참 벗어난 것이다. 사실 이러한 심도 깊은 메시지는 작품이 제대로 만들어졌을 때에나 다룰 수 있는 것이고, 작품 자체가 개판인 라젠카에서 소화하기엔 과분한 수준이다. 스토리텔링은 조진 주제에 개똥철학과 심오한 척 하는 메시지에만 집착하는 라젠카는 평론가 부기영화가 주장했던, ''''오직 자신없는 자들만이 결과물이 아닌 의도를 평가받고자 합니다. 그래서 결과물을 비판하면 마치 그 의도에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죠. 그냥 못 만든 거예요!'''' 의 사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라젠카는 대중예술의 기본기인 재미 전달을 팽개친 채 메시지병, 예술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라젠카는 아서 C, 클라크의 유년기의 끝 같은 걸작에서 다룬 주제의식을 빌려와 어떻게든 심도 깊은 메시지를 쑤셔넣으러 안간힘을 쓰는 편이다. 그러나 그 내용이 전혀 스토리텔링에 녹아나지 못했고 뜬금없고 작위적인 메시지 주입에만 그치고 있다. 게다가 유년기의 끝은 90년대 기준으로도 나온지 수십년 된 작품이다. 라젠카의 각본가가 해당 작품의 메시지에 감동받았건 어쨌건 그 주제의식을 그대로 가져오는 건 표절이며, 또한 변주와 재해석[* 동시대의 애니메이션인 에반게리온만 해도 유년기의 끝과 연관된 아이디어를 꽤 신선하게 연출해낸 바 있다.] 없이 재탕하는 건 게으르고 무능할 뿐더러 감각이 올드한 것이다. 이미 아서 C, 클라크를 필두로 선배 작가들이 그 주제로 어마어마하게 많은 실험을 했고, SF계에선 더이상 신선한 소재가 아닌데 이제 와서 그걸 똑같이 따라한들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이야기의 기본이 엉망인데 깊은 메시지가[* 사실 라젠카의 경우 감각이 올드한 작가가 혼자 심취해서 본인만 심도깊다고 생각하는 케이스에 가깝다.] 들어가기만 한다고 작품성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 대표적 예시로 매트릭스 시리즈의 경우, SF에 지식이 없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메시지가 심오하고 참신해서 흥행한 줄 아는 케이스가 많다. 그러나 하드 SF의 관점에서 보자면 매트릭스가 다룬 소재는 이미 SF에서는 진부하고 올드한 내용에 가깝다. 이미 선배 창작자들이 많이 써먹은 내용이지만 소재를 감각적으로 다루고 스타일리시한 액션을 보여주어 연출로 성공한 것이지 매트릭스는 메시지 자체만으로 성공한 영화가 아니다.] 그걸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이 능력이고 재미 전달이 안 되는 작품은 세상에 나올 가치가 없다. 애니메이션이 심오한 메시지를 주입식으로 국어책마냥 줄줄 욀 바엔 그냥 신문에 기고문을 쓰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앞서 어떤 스태프가 '로봇 애니가 따로 있나? 매 회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숴버리면 그만이지.'라는 발언을 했다고 했는데, '''라젠카는 그것조차 못해서 망한 것이다.''' 그거라도 잘 했으면 주제가 빼고 아무도 모르는 만화영화 꼴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을 아는 사람이라면 '매화 다른 로봇을 등장시켜 부수면 그만이다.' 식으로 쉽게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고작 1~2화에 투입해 부숴버릴 적군 로봇 하나 때문에 소요되는 노력이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일단 각기 다른 디자인부터 해야 하고, 왜 투입되는지에 대한 설정도 붙여줘야 하며, 시청자에게 긴박감을 줄 수 있는 스토리 라인도 짜야 한다. '''매화 달라지는 적군 로봇을 작화가들이 소화할 수 있어야 하는데다,'''[* 사실상 가장 큰 문제이다.] 작감이 그걸 잘 보정해 줘야 한다. 하나같이 전혀 쉬운 일이 아닌데 너무 쉽게 말하는 것 부터가 황당한 것이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아동용 애니를 시종일관 무시하고 있다. 방영시간대가 아동들이 퇴교한 시간대인 오후 5시 10분으로 맞춰지자, 20억 들여 라젠카를 겨우 아동용 애니로나 만들었다고 한탄하는 대목에서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런데 아동용 애니는 이들이 그토록 물고 빠는 고급 애니에 한참 떨어지는 저급한 문화인가? 그건 그저 편협한 제작진의 아집일 뿐이다. 이들과 비교도 안되게 우수한 크리에이터인 토미노 요시유키는 [[짱구는 못말려]] 애니메이션을 두고 대단히 우수한 엔터테인먼트라 감탄하며 라이벌로 삼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애니메이션의 정수를 파악한 업계의 거장도 아동용 애니를 무시하지 않는 마당에, 아동용 애니조차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라젠카 제작진이 너무 오만했던 것이다. 애초에 아동용 애니라 해서 좋은 이야기가 되기 위한 핵심적 본질이 달라지는 게 아니다. 도라에몽이나 짱구는 못말려 같은 작품은 아무나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빼어난 스토리텔링 재능과 창작력이 요구된다. 피카소가 입체파 화가라 해서 정물화를 못 그리는 것이 아니듯, 아동용 작품을 잘 만드는 작가는 성인용 작품도 대체로 잘 만든다. 예를 들어 도라에몽 작가의 단편선을 보면 성인 지향의 심도 깊은 이야기도 높은 수준으로 구현하고 있다. 그런데 라젠카 제작진은 아동용 애니도 개판으로 만들고 이해하지도 못하는 주제에, 아동용 애니는 유치하다고 덮어두고 무시하기만 했다. 그러고선 본인들이 가진 능력과 분수에 안 맞는 보기에 멋있고 심오해 보이는 겉멋든 애니에만 집착했다. 아동용 애니를 경멸하는 제작진의 인식과 다르게, 2000년대에서 2010년대가 되기까지 성과를 이룬 유아 대상 애니메이션《[[뽀롱뽀롱 뽀로로]]》,《[[라바(애니메이션)|라바]]》,《[[꼬마버스 타요]]》는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크게 성공했다. 이 작품들이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이 좋아서 성과를 이루었겠는가. 창작의 기본인 이야기가 훌륭하고 재미가 있었으며 캐릭터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거기에 기획을 잘하고 타겟 소비자를 잘 설정했으며 우수한 캐릭터 마케팅과 홍보로써 성공한 것이다.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에서도 능력이 출중하면 얼마든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이건 1990년대에도 마찬가지였다. 둘리나라 측에서 해당 작품에 참여한 서울무비에서 만든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도 라젠카와는 비교도 안되는 우수한 기획을 바탕으로 뛰어난 완성도로 제작되었고 큰 흥행을 거두었다. 그러나 라젠카 제작진은 이런 능력이 없었을 뿐이다. 물론 라젠카가 최초에 아동용으로 기획된 것도 아니기 때문에 위의 경우와 단순 비교는 어렵다.[* 한국에서 자체 제작한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이나 로봇 중심의 판타지 애니메이션이 주목받은 사례는 보기 드물다. 이런 유형의 작품들은 모조리 실패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실패한 매니아 지향 작품들은 오락가락하는 기획으로 대상이 성인도 아동도 아닌 것이 대부분이었다. 즉 성인이 보기엔 치밀하지 않고 아동이 보기엔 지루한 작품이었다는 걸 상기할 필요가 있다. 대상층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동 대상의 애니메이션으로 방향을 틀었다면 국내가 아닌 해외 애니메이션에서 참고할 성공사례를 무수히 찾아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일본산 로봇물은 왜색논란을 막기 위해 가위질을 해서 내용연결이 안되거나, 아동에게 어필한다면서 작품 컨셉에 어울리는 오프닝곡을 동요스럽게 바꾸는 등 여러 제약이 있음에도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작품이 많다. 결국 국내에서도 먹힐 만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게 아니었다.] 그러나 [[녹색전차 해모수]], [[레스톨 특수구조대]]처럼 동시대에 미래를 배경으로 하며 메카가 주요 소재로 제작된 다른 작품과 비교해도 라젠카의 평은 좋지 않았다. 해모수 역시 결코 평가나 흥행이 좋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해외수출에 성공한데다 후일에 당시 상황에선 무난했던 작품 정도로 재평가가 이루어진 편이다. 거기에 레스톨 특수구조대는 그야말로 한국 아동용 애니메이션계의 레전드 중 하나로 인정받는 작품인 걸 생각하면 그 당시 환경만을 탓할 순 없을 것이다. 만약 완구회사인 [[손오공(기업)|손오공]]에서 과하게 고나리짓을 한 것이 사실이라면 제작 분위기가 침체되고 제작팀 일부가 퇴사하는 등 환경이 어려워진 것은 감안해줄 수 있긴 하다. 그러나 이후에 상업애니로써 사업을 개척한 《[[변신자동차 또봇]]》이 비록 아동용이라도 완구 생김새와 탄탄한 스토리로 로봇 애니계의 시장의 활로를 열어주었고, 후발주자로 나온 《[[바이클론즈]]》,《[[터닝메카드]]》 등의 사례가 있다. 해외사례로는 [[해즈브로]]와 [[타카라토미]]의 [[트랜스포머 시리즈]]만 봐도 아동용이지만 성인들도 만족할 수 있는 작품들이 다수 존재하며 탄탄한 세계관과 스토리 덕에 지금까지도 시리즈가 이어지는 케이스이다. 이 작품들 모두가 상업적으론 완구 판매량을 올려 크게 성공했고, 시청자들에게 큰 재미를 선사해 애니메이션 자체로도 성공한 애니메이션들이다. 스폰서의 압력이 있었더라도 제작진의 능력과 의지가 있었다면 얼마든지 이겨내고 좋은 작품을 만들 수가 있는 것이다. 라젠카 제작진들은 환경을 극복할 의지와 능력이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 스폰서의 간섭으로 기획을 수정했다고 해서 그 결과물이 저질이 되어선 안된다. 그건 스폰서 탓을 하기 이전에 능력 부족일 뿐이다. 정 완구회사의 간섭이 싫었다면 다른 스폰서를 찾는 등의 방법도 있었을 것이다. 덤으로 완구회사의 스폰서를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초기 디자인의 강화복을 거대 로봇으로 대체했고, 지속적인 완구화 간섭을 옹고집 감독이 끝까지 참아가며 완결까지 제작하여 큰 성공한 작품이 있다. 바로 [[토미노 요시유키]]의 [[기동전사 건담]]이다. 스폰서의 요구와 거기 맞춘 타협이 오히려 새옹지마로 작용한, 결과적으로 [[리얼로봇]] 장르의 효시를 알리며 대성공을 거두게 된 완벽히 대비되는 사례가 존재하는 것이다. 이후 [[손오공(기업)|손오공]]은 산하 제작사인 [[초이락]]을 설립한 바가 있다.[* 다만 2021년 8월 24일 이후론 [[https://www.etoday.co.kr/news/view/2060608|손오공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자체적으로 유통]]하고 있다. 그래도 내외적으론 손오공과 밀접한 관련은 남아있긴 하다.] 라젠카 제작진의 불통과 고집은 손오공 측이 자신들과 좀 더 대화가 통하는 상대를 만들 수 밖에 없던 간접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론 손오공측도 부당한 제작간섭을 읍소하며 자기 유리하게 허위로 왜곡한 저서까지 쓴 공저자이자 해당 각본가인 김호진 측을 당시에 끝내 고소하지 않은 게 특이하단 시각도 존재한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